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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세균이 칼로리 흡수량을 바꾼다..."기존 영양 계산법보다 정확한 새 모델 개발"
같은 음식을 먹어도 사람마다 실제로 흡수하는 열량이 다를 수 있으며, 이를 장내 세균의 활동까지 반영해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새로운 계산 모델이 개발됐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소화 과정에 기여하는 방식을 단계별로 계산하는 'DAMM(Digestion, Absorption, and Microbial Metabolism: 소화·흡수·미생물 대사) 모델'을 개발하고 임상 데이터로 검증해 기존 방식보다 정확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비만이나 당뇨 같은 대사 질환 환자를 위한 맞춤형 식단 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식품의 칼로리를 계산할 때는 19세기에 개발된 '애트워터 계수'가 사용된다. 단백질·탄수화물은 1g당 4kcal, 지방은 9kcal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장내 세균의 활동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 우리 장 안에는 수조 개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소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섬유소 저항성 전분이 대장에 도달하면 세균이 이를 분해해 '단쇄지방산(SCFA)'이라는 물질을 만든다. 이 물질이 대장 세포에 흡수되어 추가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
검증 결과 성인 17명을 대상으로 통곡물·채소 위주 식단과 가공식품 위주 서구식 식단을 각각 섭취하게 한 임상 데이터에 적용했을 때, DAMM 모델의 에너지 흡수량 예측 정확도는 96%로 기존 애트워터 방식(88%)보다 높았다. 기존 방법은 서구식 식단에서 에너지 흡수량을 하루 평균 22.3gCOD(화학적 산소 요구량 기준) 낮게 계산했는데, DAMM 모델은 이 차이를 2.5gCOD까지 줄였다. 또한 장내 세균이 만들어내는 단쇄지방산은 하루 약 140kcal의 에너지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지금까지 단순하게 계산되던 칼로리 흡수량에 장내 세균의 활동을 반영하면 훨씬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마다 다른 장 통과 속도와 장내 세균 구성이 에너지 흡수에 실질적인 차이를 만든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모델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검증된 만큼, 대사 질환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테일러 데이비스(Taylor L. Davis) 박사는 "이 모델은 특정 식단이 장내 미생물을 굶기는지, 충분히 먹이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며 "비만, 당뇨 등 대사 질환 환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식단 설계에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Modeling the microbial contribution to human energy balance using the Digestion, Absorption, and Microbial Metabolism (DAMM) model: 소화·흡수·미생물 대사 모델을 활용한 인체 에너지 균형에 대한 미생물 기여 모델링)는 2026년 5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다.